에너지와 평형점, 평형점의 종류
고전 역학(classical dynamics)은 물체의 현상을 기술하는데 있어서 크게 3가지 다른 대상과 방법을 이용한다.
뉴턴(Newton)이 창안한 뉴턴 운동 법칙(Newton's law of motion)으로 대표되는 뉴턴 역학(Newtonian dynamics)은 운동량(momentum)을 이용해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며 이들의 변화는 힘(force)으로 표현한다.
이 외에 나머지 두 방법은 작용(action)과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을 이용한 라그랑주 역학(Lagrange dynamics), 해밀토니안(Hamiltonian)을 이용한 해밀턴 역학(Hamilton dynamics) 등이 있다.
이중 라그랑주 역학과 해밀턴 역학에서는 에너지(energy)라고 부르는 스칼라(scalar) 물리량을 이용해 역학적 현상을 기술하며 사실 해밀토니안이 곧 에너지를 의미한다.
이 에너지를 사용한 역학 체계에 있어서 중요한 점이 바로 평형점(equilibrium point)이다. 에너지를 분석해 평형점을 찾고 평형점에서의 물리 상태를 이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평형점에 대해서 자세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어떤 점 입자(point particle)가 퍼텐셜 에너지(potential energy) $V (x)$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경우 이 계(system)의 보존력(conservative force)와 총 에너지(total energy)는 다음과 같다.
$$\vec{F} = - \vec{\nabla} V(x) \tag{1}$$
$$E = T + V(x) = \frac{1}{2} m v^2 + V(x) \tag{2}$$
이때 에너지 보존 법칙(energy conservation law)에 의해서 총 에너지는 보존된다.
심플한 경우를 생각하기 위해서 1차원 계를 다뤄보도록 하자. 이후 3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은 그저 다른 방향의 좌표계(coordinate system)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식 (2)에서 입자의 속력(speed)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v (t) = \frac{d x(t)}{dt} = \pm \sqrt{\frac{2}{m} (E - V(x))} \tag{3}$$
이제 이 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frac{dx}{\pm \sqrt{\frac{2}{m} (E - V(x))}} = dt \tag{4}$$
식 (4)의 양변을 적분(integral)할 경우 다음과 같이 식이 전개된다.
$$\Delta t = t - t_0 = \int^x_{x_0} \frac{\pm dx}{\sqrt{\frac{2}{m} (E - V(x)) }} \tag{5}$$
이때 $t_0$와 $x_0$는 문제의 초기 조건(initail condtion)에 의해 정해진다.
이제 문제의 퍼텐셜 에너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식 (5)의 운명이 결정된다. 적분이 올바르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E > V(x)$가 되어야하며 이는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는 항상 양수(positive number) 또는 $0$이라는 값을 가진다는 점도 시사한다.
이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입자의 에너지 총 에너지가 얼마냐에 따라서 이 입자가 가질 수 있는 퍼텐셜 에너지의 최대값(maximum value)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퍼텐셜 에너지를 $y$축으로 삼고 위치를 $x$ 축으로 삼아 그래프를 그리면 입자의 초기 총 에너지에 따라 해당 퍼텐셜 에너지 아래에서는 어떤 운동을 할 지 예측이 가능하다.
위의 예시 그래프와 같이 어떤 임의의 퍼텐셜 에너지가 있고 5가지 임의의 초기 총 에너지에 대한 물체의 운동을 분석해보자.
먼저 $E_1$의 경우를 보자. 물체가 가질 수 있는 퍼텐셜 에너지는 $E_1$ 이하의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반대로 입자의 위치는 닫힌 구간(closed interval) $[x_{1,a}, x_{1,b}]$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식으로 닫힌 구간에 입자가 갇혀있는 경우를 속박(bounded) 되었다고 표현한다. 이 속박된 상태의 경계(boundary)인 $x_{1,a}$와 $x_{1,b}$는 전환점(turning point)라고 부른다.
이 점들이 전환점이라고 붙은 이유는 입자가 닫힌 구간 안에서 운동을 하다가도 전환점에 도달할 경우 전환점에서 퍼텐셜 에너지보다 높은 퍼텐셜 에너지를 가질 수 없고 다시 말해 운동 방향을 지속할 수 없다. 따라서 전환점에서는 반드시 운동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E_1$의 에너지를 가진 입자는 해당 퍼텐셜 아래에서 운동하다가 매 전환점마다 운동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두 전환점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운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주기(periodic) 운동을 한다고 부른다.
$E_2$는 마찬가지로 주기 운동을 하지만 $E_1$과 달리 $[x_{2,a}, x_{2,b}]$에서와 $[x_{2,c}, x_{2,d}]$에서 총 두 가지 주기 운동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경우는 만약 입자가 어느 한 구간의 주기 운동 상태가 된다면 해당 주기 운동 상태로 고정된다. 입자는 또다른 주기 운동 상태로 스스로 변할 수 없다.
$E_3$의 경우는 $x_3$ 하나의 전환점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멀리서부터 입자가 오다가 전환점에 도착하면 잠시 멈춘 다음 방향을 바꿔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반대편에는 전환점이 없기 때문에 해당 입자는 주기 운동을 하지 못한다.
$E_4$의 경우는 입자의 에너지가 모든 퍼텐셜 에너지를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얼마던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입자는 어느 위치에나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비속박(unboubded) 상태라고 부른다.
이제 가장 특별한 점은 $E_0$의 경우이다. 이 경우 총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가 일치하기 때문에 운동 에너지는 정확하게 $0$이 된다. 이는 입자가 $x_0$에 고정이 되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입자의 에너지가 $E_0$ 보다 살짝만 크더라도 이 입자는 속박 상태에서 주기 운동을 한다. 입자가 움직이지 않고 정지되어 있는 는 점 $x_0$를 평형점(equilibrium point)라고 부른다.
이 평형점에는 세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위의 예시에서 나오는 $x_0$는 안정적(stable) 평형점으로 이 상태의 입자는 외부에서 약간의 추가적인 영향을 받더라도 이내 시간이 지나면 평형점 상태로 되돌아 온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면 퍼텐셜 에너지의 극소점(local minimum point)가 바로 안정적 평형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퍼텐셜 에너지의 극대점(local maximum point)는 평형 상태를 이루고 있지만 외부에서 약간의 영향만 주더라도 평형 상태가 붕괴되고 다른 안정적 평형 상태로 가버리게 된다. 이러한 점을 불안정(unstable) 평형점이라고 부른다.
만약 퍼텐셜이 평평한 경우라면 입자는 어느 위치에서나 평형 상태에 있을 것이다. 이를 중성 평형(neutral equilibrium)이라고 부른다.
평형 상태가 어떤 평형 상태인지 알기 위해서는 평형점 인근을 분석해보자. 문제의 간결성을 위해서 평형점이 원점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퍼텐셜 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테일러 전개(Taylor's expansion)가 가능하다.
$$V(x) = V(0) + \left. \frac{d V(x)}{dx} \right|_{x = 0} x + \frac{1}{2!} \left. \frac{d^2 V(x)}{dx^2} \right|_{x=0} x^2 + \frac{1}{3!} \left. \frac{d^3 V(x)}{dx^3} \right|_{x=0} x^3 + \cdots \tag{6}$$
그런데 위에서 평형점은 퍼텐셜 에너지의 극대 또는 극소점이라고 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조건이 붙는다.
$$\left. \frac{d V(x)}{dx} \right|_{x=0} = 0 \tag{7}$$
퍼텐셜 에너지는 스칼라이므로 그 원점을 어디에 잡는가에 대한 자유가 있다. 이렇게 기준점을 자의적으로 잡아도 되는 것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점 중 하나로 이번엔 $V(0)$를 원점으로 잡으면 식 (6)은 다음과 같이 변한다.
$$V(x) = \frac{1}{2!} \left. \frac{d^2 V(x)}{dx^2} \right|_{x=0} x^2 + \frac{1}{3!} \left. \frac{d^3 V(x)}{dx^3} \right|_{x=0} x^3 + \cdots \tag{8}$$
이제 식 (8)에서 $x$가 원점 인근에서 충분히 작다면 가장 큰 항인 이차 미분(scond derivative)항 빼고 나머지는 아주 작아서 무시할 수 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식 (8)은 다음과 같이 근사(approximation)가 된다.
$$V(x) = \frac{1}{2!} \left. \frac{d^2 V(x)}{dx^2} \right|_{x=0} x^2 \tag{9}$$
$x^2$은 무조건 양수가 되므로 앞에 있는 퍼텐셜의 이차 미분이 평형점의 종류를 결정한다. 이는 함수의 볼록(convex)를 판정하는 것과 동등하다.
$$\left. \frac{d^2 V(x)}{dx^2} \right|_{x=0} > 0 : \text{stable equilibrium} \tag{10}$$
$$\left. \frac{d^2 V(x)}{dx^2} \right|_{x=0} < 0 : \text{unstable equilibrium} \tag{11}$$